작가소개글 - 박주영 (미술경영)
김민주는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였고, 현재 동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2007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6여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통해 지속적이고 활발하게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2012년, 2014년 그리고 2017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기금 시각예술 분야에 선정되어 기금 후원을 받았으며, 2013년에는 광주 시립미술관에서 청년 작가성을 수상하였다. 2016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한국예술창작 아카데미 시각예술 작가에 선정되었으며, 같은 해에는 서울문화재단 <바람난 미술 with 카카오> 작가로 선정되었다. 김민주의 작품은 정부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대학교 분당 서울대병원, 서울 동부지방법원, 서울 드래곤시티 그랜드 머큐어 호텔 등에 소장 되어있다.
김민주는 작가 노트에서 그림을 혼자 묻고 답하고 노닐 수 있는 곳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작업을 사유(思遊)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김민주의 사유(思遊)는 일반적으로 의미하는 사고, 사색, 명상, 생각과 연결되는 인간의 이성작용으로서의 사유(思惟)가 아닌 생각하고 유희하는 행위를 나타내는 단어로, 이러한 사유(思遊)의 행위는 작품의 표현방식 및 작업의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예를 들어 <심경(心景)>(2013), <사유의 숲>(2014), <숲을 그린 까닭>(2014), <사유의 벽>(2016)등에서 화폭의 넓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무의 묘사는 주로 협엽(夾葉: 윤곽이 있는 잎)의 형태로 표현되는데, 이는 장지에 먹과 세필을 사용하여 나뭇잎 하나하나 섬세하게 그려나가는 방식이다. 작가는 화폭 안에서 나뭇잎 하나하나 채워나가고, 벽돌을 쌓고, 그물을 엮어가며, 현실에서 잠시 멀어져 그만의 휴식의 공간을 구성한다. 대부분의 그의 작업은 이렇게 정교한 먹선을 따낸 후, 아교포수 작업(종이에 물감이 흡수되는 것을 막고, 발색이 잘되도록 아교를 바르는 작업)을 거쳐 분채를 아교에 섞고, 이를 십여 회 반복 채색하는 과정을 통하여 완성된다. 김민주에게 있어 이러한 길고 복잡한 작품 제작의 과정은 사색과 명상의 장이 되고, 그 행위는 스스로에게 있어 진정한 현실적 유희가 된다.
김민주는 현실과 이상을 중첩시키거나, 서로 다른 시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듦으로써 비현실적인 상상의 공간을 구성하고, 그가 구성한 사색과 유희의 공간을 관객이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작품에 등장하는 유유히 헤엄치거나 다이빙을 하고, 산을 오르거나 쉬고 있는 있는 반인반어 혹은 얼굴을 삿갓으로 가린 인물 등은 일탈과 유흥, 휴식의 여유와 장소에 대한 관객의 욕망과 상상을 자극한다. 또한 <어락도(魚樂圖),>(2007), <어초문답(漁樵問答)>(2013), <빈 배 가득 달빛만>(2014)에서와 같이 전통회화에서 익숙한 무위자연과 노장사상 등의 고전적 소재는 현대의 일상적 맥락 안에서 재배치된다. 이러한 김민주의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번역은 그의 상상력과 유머를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공간과 사회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그러나 김민주의 작품을 단순한 전통의 재해석, 혹은 전통의 주관화로만 해석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작품을 통해 섬세하고 유쾌하게 비틀어 드러내고 있는 양가성에 있다. 그의 작품은 전통이란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간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다. 이는 화폭에 연출된 여러 이질적인 요소들의 충돌이나 낯섦에서 비롯되는 기괴함과 작가의 섬세한 표현과 색채를 통한 안온함 사이에서, 그리고 세밀하게 묘사된 유희적인 상황과 그 안의 전통적인 산수화의 요소를 마주할 때 전해지는 정적인 무게감 사이의 긴장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양가성은 김민주의 작품을 전통회화와의 연관성에서 확장시켜 현대미술의 맥락 안에서 위치하도록 하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Minjoo Kim graduated Seoul National University with
Bachelor’s and Master’s degree in Oriental Painting, and is currently pursuing Ph.D.
in Oriental Painting at the same university. From her first solo exhibition in
2007, she has been consistently shown works through six solo and numerous group
exhibitions. In 2012, 2014 and 2017 she was selected to receive sponsorship
fund in visual art from Creative Arts Support of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and in 2013 she was awarded Young Artists Award from Gwangju Museum of
Art. In 2016, she was selected as a visual artist of Korea Creative Arts
Academy, and was selected as an artist of Seoul Foundation of Arts and Culture
in the same year. Artworks of Minjoo Kim are housed in number of collections
such as Art Bank, SeMA, Seoul National University Bundang Hospital, Seoul
Eastern District Court, Seoul Dragon City Grand Mercure Hotel and etc.
In the artist statement, she calls a painting as a
place where she can stroll along, ask and answer herself. She describes this
kind of process as a word Sayu(思遊: leisure
in thinking). Unlike the more generally apprehended meaning of the word, Sayu(思惟: a human intellectual action that is to think,
contemplate, meditate, and consider. *pronounced the same as Sayu(思遊)) Minjoo Kim’s Sayu(思遊) means to take leisure
by thinking, and this act of taking leisure in thinking is observed in the
artwork’s mean of expression and working process. Taking <Mindscape>(2013),
<Forest of Sayu(思遊)>(2014),
<The Reason to Paint a Forest>(2014), <Wall of Sayu(思遊)>(2016) for example, the depiction of tree that takes
a large part of a canvas is often expressed as a shape of outlined leaves. They
are executed by delicately drawing leaf by leaf with using ink and a slender
brush on paper. By putting a leaf after another, laying bricks, and weaving a
net on a canvas the artist forms her own place to take rest away from a reality.
Most of her works are done by drawing precise ink lines, applying glue (to
prevent paper to absorb paints, and to make colors to develop better on paper),
mixing color powder in glue, and repeatedly coloring it over and over. The long
and complicated making process becomes a forum of contemplation and meditation,
and the act of painting truly becomes the real and practical pleasure for
herself.
Minjoo Kim overlaps reality and ideal, composes an unrealistic
space of imagination by keeping the line between different times and spaces
vague, and leads audience to indirectly experience the space of meditation and
pleasure. Especially the half-human and half-fish and the figure with satgat (a
large Korean traditional hat made of bamboo) in the painting leisurely swim and
dive, climb a mountain and take a rest to stimulate audience’s desire and
imagination on deviation and pleasure, relaxation and place. The traditional subject
appears in Korean traditional painting such as the idea of letting nature as
itself and the thought of Lao-tzu in < The Joy of Fish > (2007), <Dialogue
Between a Fisherman and a Woodcutter> (2013), < Boatful of Only Bright
Moon> (2014) are realigned in context of contemporary life. The artist’s new
interpretation and translation on tradition makes us to look again the space
and society that we’re living in through her imagination and humor.
However, the artist’s works cannot simply be
interpreted as reinterpretation or subjectivization of tradition because the
artist reveals sophisticated and delightfully twisted ambivalence through her
works. The artworks remind us the fact tradition can be a space familiar and
unfamiliar at the same time. The ambivalence is shown between bizarreness
caused from the crash of many different elements in the painting and tranquility
of the artist’s subtle expression and colors, and in the tension between playful
scenes delicately described and static weight delivered when facing elements of
traditional landscape painting. This ambivalence works as a major element to expand
Minjoo Kim’s works from traditional painting to context of contemporary art.